독립영웅을 조롱하는 시대, 안중근 의사 틱톡 방귀 영상이 남긴 것

hw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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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기사를 처음 봤을 때 눈을 의심했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열차와 풍선에 합성해서 방귀 소리와 함께 틱톡에 올린 영상이 무려 13만 뷰를 찍었다고?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지난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 순국일이었다. 116년 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날을 기리는 날에 하필이면 이런 영상들이 틱톡에 쏟아졌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안중근 의사의 얼굴 사진을 소위 '방귀 열차'라는 밈에 합성한 영상이 무려 5개나 올라왔고, 합산 조회수가 13만 회를 넘겼다. 단순히 안중근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김구 선생 같은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사진까지 같은 방식으로 희화화한 콘텐츠가 줄줄이 발견됐다.


이건 삼일절 전후로 시작된 연쇄적인 문제였다. 삼일절을 앞두고 이토 히로부미를 찬양하거나 안중근 의사를 "못생겼다"고 비하하는 게시물이 이미 논란이 됐었는데, 그 불씨가 순국일까지 이어진 셈이다. 도대체 이런 걸 왜 만들고 왜 보는 건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다행히 국가보훈부가 빠르게 움직였다. 27일 오전에 틱톡코리아에 해당 영상과 계정의 삭제를 요청했고, 틱톡코리아도 즉시 게시물과 계정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사망한 사람에게는 모욕죄가 적용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돌아가신 분을 아무리 조롱하고 모욕해도 법적으로 처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거다. 그래서 비슷한 영상이 삭제되면 또 다른 계정에서 비슷한 콘텐츠가 올라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독립유공자 모욕 방지법'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독립유공자를 모욕하는 콘텐츠를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고, 보훈부에 삭제나 차단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이라고 한다.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장난감 취급하는 것이 과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아야 할 일인지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특히 요즘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이런 류의 콘텐츠는 앞으로 더 쉽게,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그걸 쓰는 사람들의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면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고, 플랫폼 책임의 문제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단순히 법안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역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마지막까지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며 보여준 그 정신을, 방귀 소리로 덮어버릴 수는 없으니까.